마치 전쟁통 같았던 네 아이들 집의 청소
서울 강서구의 어느 아파트였습니다. 의뢰 전화를 주신 분은 목소리부터 지쳐 있었어요. "애가 넷인데요… 너무 엉망이라 죄송합니다…" 이렇게 시작하는 전화는 대체로 상황이 복잡하다는 걸 의미합니다. 저희 입장에선 도전이죠. 어떤 집이든 깨끗하게 돌려놓고 나오면 그만이니까요.
막상 도착해서 문을 여는 순간, 아… 했습니다. 복도부터 장난감이 쏟아져 나올 정도였어요. 신발장은 아이들 신발로 터질 듯했고, 바닥엔 과자 부스러기와 음료 얼룩이 섞여 있었습니다. “거실만 치우는 데도 반나절은 걸리겠네요”라고 동료에게 웃으며 말했죠. 동료는 “이 정도면 그래도 양호한 편이에요”라며 장난스럽게 대답하더군요.
청소하면서 느낀 ‘아이 있는 집’만의 특징
1. 장난감과 작은 물건의 세계
거실엔 각종 블록과 인형, 레고 조각들이 발 디딜 틈 없이 널려 있었습니다. 아이가 많은 집은 공통적으로 ‘작은 것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청소 전 반드시 분류하고 박스에 담는 작업부터 시작합니다. 무작정 치우면 소중한 장난감 하나 사라졌다고 난리 나기 쉬워요.
사실, 이러한 정리는 평소에 아이들에게 습관을 들이면 좋습니다. 사용한 장난감은 그때그때 정리하도록 말이죠. 이렇게 습관이 길들여진 아이는 책임감이 있는 아이들로 잘 성장하게 됩니다.
2. 바닥 청소는 각별하게
아이들이 있는 집은 강화마루나 장판에 얼룩이 많습니다. 특히 주스, 우유, 과자 부스러기 등으로 끈적이는 경우가 많고요. 이럴 땐 미지근한 물에 중성세제를 소량 섞어 닦는 게 제일 안전합니다. 화학 성분이 강한 제품은 피하는 게 좋고요. 바닥을 닦을 땐 세정제보다 ‘시간과 정성’이 더 중요합니다.
이렇게 음식 찌꺼기가 오래동안 방치되면 아이들 건강에도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시간을 정해서 하루 중 편할 때에 수시로 관리하는 것이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3. 주방은 자주 쓰이지만 자주 닦지 못하는 곳
아이들을 키우는 집은 주방 사용량이 어마어마합니다. 이유식, 간식, 반찬 준비 등으로 후드와 가스레인지 주변이 끈적끈적한 경우가 많죠. 기름때 제거엔 베이킹소다와 주방세제를 섞은 거품 세제를 먼저 도포한 후, 약 10분 뒤 부드럽게 닦아냅니다. 타일 틈이나 후드 필터는 정기적으로 세척하지 않으면 손대기 어려운 상태가 되기 쉬워요.
4. 욕실, 작은 손들이 많이 드나드는 곳
욕실은 사용량에 비해 청소가 잘 되지 않는 공간입니다. 배수구에 머리카락, 장난감 조각이 껴 있거나 곰팡이가 피어있는 경우도 많았고요. 환기가 잘 안 되는 구조면 더 심합니다. 아이들이 사용하는 공간인 만큼 락스보다는 베이킹소다나 구연산을 사용해도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샤워 후 밀대로 물기를 제거하는 습관만 들여도 곰팡이는 훨씬 줄어듭니다.
부모님과 나눈 이야기
청소를 마무리할 무렵, 어머님이 조심스레 물으셨어요.
“이런 집… 많나요?”
전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아이들 네 명 키우시면서 이 정도면 정말 잘하고 계신 거예요. 오히려 저희가 이 집 청소하면서 감탄했어요. 어떻게 이걸 다 감당하시나 하고요.”
청소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어머님의 노력과 에너지였습니다. 틈날 때마다 청소하신 흔적이 보였고, 아이들 책상이나 장난감 박스 배치도 나름의 질서가 있었어요. 다만 시간이 부족하고 손이 모자랄 뿐이었죠.
아이가 있는 집, 어떻게 관리할 수 있을까?
청소가 끝나고 나면 다들 묻습니다. “이 상태를 어떻게 유지하죠?”
저는 항상 같은 이야기를 드립니다. 완벽하게 유지하려 하지 마시라고요. 대신 정리의 기준을 정해두는 게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장난감은 무조건 저녁 먹기 전에 정리하기, 간식은 주방에서만 먹기 같은 규칙이 있다면 청소가 훨씬 쉬워집니다. 그리고 바닥이나 주방 등 자주 쓰는 곳은 아예 도구를 가까이에 두고 자주 닦을 수 있도록 하면 부담이 확 줄어들어요.
아이가 있는 집 청소는 어지러운 걸 탓하기보다, 거기서 건강한 성장의 흔적을 보는 게 더 맞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희 같은 청소업체는 그 흔적들을 조금 정리해드리는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