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 도저히 제거하는 법을 모르겠네...

집안 구석구석 있는 곰팡이 제거 꿀팁

 

서산의 눅눅한 아침, 팽성의 조용한 오후

청소라는 게 늘 그렇듯, 시작은 문을 여는 순간부터입니다. 그날은 충청남도 서산에서 하루를 시작해, 오후엔 평택 팽성까지 이동하는 스케줄이었어요. 두 곳 모두 곰팡이 제거가 핵심이었는데, 눈에 보이긴 해도 그 뿌리는 눈에 잘 안 보이는 게 이 곰팡이의 무서운 점입니다.

 

곰팡이 제거는 각 장소와 특성에 따라 사용하는 도구나 약품이 다를 수 있어 관찰과 판단력이 필수입니다. 

서산과 팽성의 컨디션이 모두 달랐기 때문에 아주 좋은 비교군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서산 – 습기가 만든 나선형의 흔적

서산의 주택은 다소 오래된 단독주택이었습니다. 대문을 열자마자 맡아지는 건, 눅눅하고 퀴퀴한 공기. 곰팡이 특유의 신 냄새가 현관까지 퍼져 있더군요. 창이 작고, 그나마 있는 창문은 거의 닫혀 있었습니다. 싱크대 아래 수납장은 습기 때문에 벌어진 나무 틈 사이로 곰팡이가 퍼져 있었고, 천장 모서리 역시 하얗게 변색되어 있었습니다.

 

이런 경우엔 일반 락스는 오히려 얼룩을 번지게 하거나 마감재를 상하게 할 수 있어요. 그래서 먼저 곰팡이 젤 제거제를 준비해서 정교하게 발랐습니다. 젤 타입은 흘러내리지 않고 점착력이 좋아서 천장이나 세로 벽면에 적합하죠. 붓으로 한 겹, 두 겹 발라놓고, 그 사이 주방 하부장의 곰팡이는 스팀기로 가열 살균하며 제거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주방 장 내부에는 물때와 곰팡이가 겹쳐 있었고, 그 안에 있던 몇 개의 플라스틱 바구니를 꺼내며 고객님이 말하시더군요.
“이게 여기서 난 냄새였나 보네요. 계속 퀴퀴했거든요…”
사소한 말이지만, 저희에겐 중요한 힌트입니다. 악취의 원인을 고객 스스로 인지하면, 관리 요령을 전달할 때 훨씬 수월하거든요.

환풍기 사용, 주기적인 환기, 음식물 수납의 방식까지. 곰팡이는 단순히 지우는 게 아니라 생활 습관과 맞물려야 비로소 사라지니까요.

 

팽성 – 조용히 벽 너머에서 자라난 그림자

오후엔 평택 팽성읍의 한 빌라. 외관은 깔끔했지만, 문제는 안쪽 벽이었습니다. 아이 방으로 쓰던 작은 방의 벽지 일부가 벌어져 있었고, 그 아래쪽이 시커멓게 번져 있었어요. 한눈에 봐도 내부 결로로 인한 곰팡이였습니다.

 

벽지를 손으로 눌러보면, 겉은 멀쩡해도 안쪽은 차갑고 습기 찬 느낌이 손끝으로 느껴집니다. 이럴 땐 주입형 곰팡이 살균제가 유용합니다. 벽지 틈 사이로 노즐을 넣어 내부까지 살균제를 퍼뜨리는 방식인데, 곰팡이 뿌리를 건드리지 않으면 며칠 내로 다시 올라오거든요.

 

이 집은 바깥벽이 북향이었고 단열 시공이 미비해서 벽 속 습기가 늘 잡히는 구조였습니다. 그래서 안쪽 곰팡이 제거 후엔 단열 도료를 덧발랐고, 벽지를 새로 바르기 전 고객님과 충분히 이야기했습니다.
“벽지만 바르면 다시 생깁니다. 차라리 부분 단열 시공을 추천드려요.”
설득이라는 게 어려운 일이지만, 결국 이해하고 맡겨주셨고, 마무리 후에는 표면도, 기분도 깨끗해졌습니다.

 

기술이냐, 도구냐? 아니요, 먼저 관찰입니다

곰팡이 제거에 쓰는 장비는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스팀기는 표면 살균에 효과적이고 젤 타입 제거제는 정밀한 부위에

주입형 약제는 구조 내부용 단열 도료는 사후관리 차원에서 활용됩니다.

장비만 좋다고 해결되진 않아요. 현장을 파악하고, 어디서부터 곰팡이가 생겼는지 ‘관찰’하는 눈이 필요합니다. 뿌리를 찾지 못하면 반복되고, 고객은 실망합니다.

 

업체 입장에선 너무 많은 장비를 갖추는 것보다, 꼭 필요한 장비를 용도별로 명확히 구비하는 게 중요합니다. 몇십만 원짜리 고급 장비도, 현장에 맞지 않으면 그저 짐일 뿐입니다.

 

마무리하며, 곰팡이는 ‘청소’가 아니라 ‘관리’입니다

서산에서, 팽성에서, 저는 곰팡이라는 존재가 단순한 오염이 아니라 생활의 결과라는 걸 다시 느꼈습니다. 습관, 구조, 관심의 부족이 만들어낸 자취. 청소는 그 자취를 지우는 일이지만, 더 중요한 건 다시 생기지 않게 돕는 일이죠.

청소는 눈에 보이는 걸 지우는 일이지만, 진짜 실력은 눈에 보이지 않는 뿌리를 어떻게 다루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곰팡이 제거는 그걸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작업 중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