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화장실과 내부 청소를 맡으면서 느낀 것들
서울에서 새벽같이 출발해서 안성 대덕면에 도착한 건 오전 7시 반쯤이었습니다. 이번 의뢰는 공장 내부랑 화장실 2곳 전체 청소였는데, 전화를 받았을 때부터 예감이 좀 안 좋았어요.
"공장 화장실이 너무 오래됐고, 내부도 먼지가 많아요. 제대로 청소는 몇 년 전이 마지막이에요."
그 한마디가 머릿속에 계속 남더라고요. 현장을 보기도 전에 어느 정도 감이 왔죠.
사실, 이러한 현장에 도착하면 그 날 일을 하기 싫은 마음이 생길 때도 있지만 만약 난이도가 좀 높다고 생각하면 차라리 제 값을 쳐서 견적을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간과 노력은 그대로 들고 제 값을 받지 못하면 힘이 정말 빠집니다.
작업 현장, 상태는 말 그대로 ‘방치’
도착하자마자 공장 입구를 지나 안쪽을 둘러보는데, 딱 한마디만 떠올랐습니다. ‘진짜 오래됐구나.’
바닥은 여기저기 기름때가 눌어붙어 시커멓게 변했고, 작업장 한쪽은 철가루 같은 미세한 분진이 뿌옇게 깔려 있었어요. 천장은 손도 대기 어려울 정도로 거미줄이 겹겹이 쳐 있었고요.
근데 이 정도는 예상한 범위였습니다.
진짜 난이도가 높았던 건 화장실이었어요.
남녀 화장실 각각 하나씩 있었는데, 변기는 누렇게 물때가 자리를 잡았고, 소변기 주변 바닥은 암모니아 냄새가 확 올라올 정도였죠.
사실 소변기는 내부를 분리해서 청소해야 하는데, 이번 소변기는 정말 너무나도 오랜시간 방치가 되어서 거의 막히기 일보직전이였습니다.
타일 사이사이 곰팡이, 세면대엔 물때랑 치약 찌꺼기, 머리카락이 엉켜 있었습니다.
도구와 약품, 일반으로는 안 된다
이 정도 상태면 일반적인 청소 도구로는 한계가 있어요. 그래서 이번 작업엔 장비를 총동원했습니다.
공업용 습건식 청소기: 바닥 철분 가루와 먼지를 흡입하려면 이게 필수입니다. 일반 청소기는 금방 막히고요.
스팀 청소기 (130도 이상 고온): 타일 틈 곰팡이, 변기 때 제거할 때 쓰죠. 락스만으론 불가능합니다.
바닥 자동 세척기 (중형급): 기름때 낀 바닥을 빠르게 커버할 수 있는 장비예요. 밀대로는 못 따라갑니다.
산성 세정제, 다목적 세정제: 소변기 주변, 오염이 강한 구역은 산성 세제가 제격이고, 전체적으로는 다목적 세정제를 씁니다.
천장용 롱봉밀대 + 극세사 커버: 고소작업 없이 천장 먼지 제거 가능하게 해주는 도구예요.
이 외에도 보호장비는 철저히 챙겨야 합니다. 헤드랜턴 없으면 어두운 구석은 안 보이고, 마스크 안 끼면 하루 종일 목이 칼칼하거든요.
작업 도중, 직원과 나눈 한마디
같이 일한 동료가 변기 쪽 고압스팀으로 찌든 때 제거하다 말고 한마디 하더라고요.
"형, 이건 거의 복구 작업인데요? 청소라기보단 리모델링 느낌이에요."
진짜 공감했어요. 바닥 한 곳은 기름이 너무 깊게 스며들어, 거의 돌을 갈아내듯 청소기를 문질러야 했습니다.
순서는 어떻게?
1. 먼저 전체 먼지를 걷어내며 상황을 정리하고,
2. 바닥의 고착된 오염은 자동 세척기로 1차 제거,
3. 화장실은 고압 스팀과 산성 세정제로 집중 공략,
4. 천장은 롱봉으로 먼지를 밀어낸 후 정전기 막이제를 살짝 뿌렸습니다.
작업은 오전 8시에 시작해서 오후 5시쯤 끝났습니다. 식사시간 빼고 거의 풀타임 이었죠.
결과와 현장 반응
마무리 후, 공장 측에서 처음 들어왔던 그 말, 또 꺼내시더라고요.
"이렇게 달라질 줄 몰랐어요. 그냥 먼지 좀 털어주실 줄 알았는데, 화장실은 새로 시공한 줄 알았네요."
실제 변화가 눈에 보이니까 뿌듯했죠. 청소 전후 사진을 찍어두었는데, 나중에 블로그에 올릴 때 확실한 자료가 될 겁니다.
경험에서 얻은 작은 조언 하나
이런 특수 청소는 반드시 현장 사진과 사전 정보 파악이 선행돼야 합니다. 전화만으로는 절대 오염도나 범위를 예측하기 어려워요. 특히 공장이나 창고는 세제나 장비 준비가 미흡하면, 작업 시간이 두 배로 늘어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장비는 아끼지 마세요.초반 비용 부담이 있더라도, 결국 효율과 결과로 회수됩니다.
만약 이제 막 청소업을 시작한 업체라면 되도록 공장 청소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너무 처음부터 난이도가 높은 청소를 도전하면 기운이 쫙 빠질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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